중국 변방의 한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란 유세룡이라는 평범한 청년에게는 남다른 야망이 있었습니다. 중학교도 채 마치지 못하고 사회에 발을 들인 그는 힘든 가정 형편 속에서 하루하루 고된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평생 일용직으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잦은 좌절과 변덕으로 쉽게 일자리를 바꾸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눈에 번쩍 띄는 인터넷 채용 공고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컴퓨터 채팅만으로 월 190만 원이라는 거액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당시 그의 고향 시골 마을 평균 월급이 50만 원도 채 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그 제안은 가히 혁명적이었습니다. 인생을 바꿀 기회라고 직감한 그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곧바로 채용 통보를 받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직장이 있는 도시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기대는 곧 충격적인 현실로 바뀌었습니다. 그가 입사한 회사는 다름 아닌 불법 복권 사이트를 운영하는 곳이었던 것입니다. 유세룡에게 주어진 업무는 고객과의 채팅이었지만, 실상은 감언이설로 사람들을 꾀어 도박에 참여시키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도 그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뛰어난 언변술로 고객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았습니다. 입사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그는 최고의 영업사원으로 인정받으며 약 380만 원의 성과금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회사 생활을 하면서 유세룡은 불법 복권 사이트의 내부 운영 시스템을 빠르게 파악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회사 내부의 불합리한 구조에 불만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회사 고위 관리자들은 별다른 노력 없이 막대한 수익을 챙겨 가는 반면, 자신은 하루 종일 고객을 유인하며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고작 영업사원이라는 이름 아래 박봉에 시달리는 현실이 점점 불공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세룡의 머릿속에 섬광 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내가 이렇게 죽어라 일만 하느니, 차라리 내가 사장이 되는 게 낫지 않겠어? 어차피 불법인 거 뻔한데, 걸리면 다 똑같이 망하는 건 마찬가지잖아. 이럴 바엔 내가 직접 한번 해보는 거야!' 그는 단순한 생각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만의 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영업사원에 불과했던 그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기 위해 그는 회사 기술팀에서 일하던 아홍이라는 인물을 떠올렸습니다.
아홍은 회사에서 컴퓨터 유지 보수와 서버 관리를 담당하던, 말수는 적지만 실력 있는 직원이었습니다. 유세룡은 그의 조용한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돈 이야기보다는 비전과 역할을 강조하며 접근했습니다. 퇴근길, 우연을 가장해 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아홍, 요즘 일하면서 이런 생각 안 들어? 우리가 이 시스템을 만들고 돌리는 입장인데, 진짜 돈은 저 위에 앉아서 잘난 척만 하는 꼰대들이 다 가져가잖아. 나는 이미 이 구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파악했어. 네가 기술 부분을 맡아주면 나머지는 내가 다 책임질 수 있어. 우린 누구보다 이 시스템을 잘 알고 있잖아. 어차피 이 일이 불법이라는 건 매한가지인데, 우리가 시스템 다 만들어 놓고도 결국 월급 몇 푼 받고 앉아 있는 게 솔직히 너무 억울하지 않아? 우리 아직 젊잖아. 이런 기회 평생 몇 번이나 올까? 지금 아니면 우리 그냥 이렇게 끝나는 거라고."
아홍은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유세룡은 끈기 있게 여러 차례에 걸쳐 치밀한 계획을 공유하며 설득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아홍에게 초기 자금 분배 비율과 구조, 불법 복권 시스템의 세부 운영 전략, 그리고 무엇보다 절대 들키지 않는 방법까지 자신 있게 설명했습니다. 그제야 아홍의 눈빛이 달라졌고,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마침내 유세룡과 한 배를 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순간부터 두 사람은 되돌아갈 수 없는 불법의 길로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 아홍의 뛰어난 기술적 지원을 바탕으로 불법 복권 사이트가 성공적으로 구축되었습니다. 이후 유세룡의 탁월한 화술이 더해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사이트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운영 초기에는 실제 복권만을 판매하며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고, 고객들이 어느 정도 믿음을 갖게 된 시점부터 그들은 점차 도박적인 요소를 사이트에 추가해 나갔습니다. 그중 가장 강력한 유인책은 바로 'AI 예측 시스템'이라는 이름의 가짜 기술이었습니다.
사이트는 마치 실제 인공지능이 당첨 번호를 분석하고 예측해 주는 것처럼 AI 기반 복권 예측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그들은 고객이 번호를 선택하기 전에 AI가 추천한 번호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이제 곧 터질 번호입니다!", "AI가 강력 추천한 패턴입니다!"라는 문구를 띄워 고객들의 기대감을 극대화시켰습니다. 그리고 초기에는 일부러 몇 건의 당첨을 연출하여 정말로 효과가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예측 시스템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신뢰는 곧 이용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들은 AI 추천 번호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남지 않았다고 말하며 고객들의 조급함을 유도했고, 그때부터 예측 데이터와 확률을 조작하여 가짜 승률과 왜곡된 그래프를 제시하며 사람들이 점점 더 큰돈을 베팅하도록 유인했습니다. 이처럼 조급함과 기대감을 자극하는 메시지로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흔들어댔습니다. 그러나 초기 자금이 넉넉하지 않았던 유세룡은 복권에 당첨된 고객에게 상금을 지급할 때 다른 고객들이 충전한 금액을 활용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했습니다. 그렇게 당첨자는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고수익을 꿈꾸며 계속해서 돈을 넣는 회원들의 수는 점차 증가해 갔습니다.
회원 수가 일정 수준에 이르자 유세룡은 VIP 등급제 복권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이용자들을 등급별로 구분하고 각 등급에 따라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의 계급에 대한 욕구를 자극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 회원은 기본적인 AI 번호 추천만 받을 수 있었지만, 골드 등급부터는 당첨 확률이 높다는 프리미엄 AI 번호가 제공되었고, 다이아 등급의 경우 익명으로 참여 가능한 VIP 전용 추천방 입장권까지 제공되었습니다. 이 VIP 전용 추천방은 참여 인원이 제한되어 상대적으로 당첨 확률이 높아 보이도록 연출되었으며, 실시간 추첨과 당첨 발표를 통해 현장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했습니다. 또한 각 등급의 승급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조금만 더 충전하면 나도 VIP가 될 수 있다'는 심리를 자극했고, 이로 인해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더 많은 금액을 충전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철저히 계산된 구조 덕분에 사이트의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세룡은 더 큰돈을 벌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고용하여 운영을 더욱 체계화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수입은 끝없이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가 더 큰 고민이 될 정도였습니다. 수억 원이 넘는 고급 차량만 해도 어느새 열 대를 훌쩍 넘어 주차 공간이 부족할 지경이었으며, 쌓여가는 현금 때문에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 고급 주택을 여러 채나 추가로 사서 현금 창고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끝없이 오를 것만 같았던 유세룡의 전성기는 뜻밖의 신고 한 통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유세룡이 만든 복권 사이트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라오류라는 남성이 경찰서를 찾아가 사이트의 확률 조작을 의심하며 신고를 접수한 것입니다. 조사 결과 라오류는 건축 자재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 대표로, 여러 개의 매장을 직접 관리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던 성실한 자영업자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인터넷을 하던 중 한 채팅방에서 '요즘 온라인 복권은 AI가 번호를 예측해 줘서 당첨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이 생긴 라오류는 처음에는 소액으로 가볍게 시도해 보았고, 놀랍게도 실제로 초반에는 약간의 수익이 발생했습니다. 그 작은 수익은 곧 AI 시스템이 정말로 믿을 만하다는 확신으로 이어졌고, 그는 점차 베팅 금액을 늘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베팅 금액이 커질수록 수익은커녕 예상치 못한 연패가 연달아 이어졌고, 한번 무너진 흐름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손실을 만회하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모든 재산을 복권에 쏟았지만, 끝내 전 재산을 잃고 파산하게 되었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 라오류는 자신이 정교하게 설계된 사기 시스템에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경찰은 그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 내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한 불법 복권 사이트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VPN과 같은 인터넷 우회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었으며, 끈질긴 수사 끝에 경찰은 마침내 유세룡이라는 인물의 존재를 밝혀냈습니다. 이후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경찰은 곧바로 유세룡의 자택으로 출동하여 체포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잠시 후 경찰과 마주한 그는 마치 황제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침대 위에는 전날 밤까지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낸 듯한 여자들이 당황한 채 황급히 옷을 주워 입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유세룡은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슨 일이죠?"
이후 경찰의 수색 과정에서 유세룡의 집 안에서는 현금만 해도 200만 위안, 한화 약 3억 8천만 원이 넘게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을 더욱 경악하게 만든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집 천장의 석고보드 틈에서는 대량의 금괴가 쏟아져 나왔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백억에 달하는 규모였습니다. 또한 그가 소유한 다른 두 채의 고급 주택 안에는 냉장고만큼 큰 거대한 금고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금고를 열어보니 그 안은 현금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고, 그 규모는 현장에 있던 경찰들조차 말문이 막힐 정도로 어마어마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은행 직원 스무 명과 협력하여 15일에 걸친 철저한 정산과 조사를 진행한 끝에, 그 결과 범죄에 연루된 전체 금액이 정확히 확인되었고, 유세룡이 불법적으로 취득한 사기 금액은 총 86억 위안, 한화 약 1조 6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로써 사건의 모든 진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중국 법원은 불법 복권 사이트를 운영하며 막대한 불법 수익을 챙긴 유세룡에게 과연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법원은 유세룡에게 사기죄로 징역 16년형을 선고하고 약 6억 원에 달하는 벌금도 함께 부과했습니다. 또한 그의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인물들 역시 모두 법적인 처벌을 받으며 책임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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